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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합니다!"

 

저는 남들이 말하는

이제 50을 넘긴 싱글파더입니다.

아내는 아들이 5살 되던 해에

저희 둘만 남기고 하늘나라로 갔지요.

 

그 이후로

삶이 바쁘고 피곤해서인지

아무런 인연을 만나지 못한 채

혼자서 쭉 아들 녀석을 키워왔습니다.

편부가정이라는 말을 듣지 않고 주눅 들지 않도록

정말 최선을 다해 키웠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남자의 손에서 자라서 그런지

엄마라는 빈자리를 대신하긴 힘들겠지요.

사춘기를 맞은 아들을

서로 대하는 것이 괜시리 서먹해지기도 했고

저도 이제 아들이 다 컸다고 생각해서

소홀해 지고 그렇게 멀어지다가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하곤 했죠.

 

결국 아들 녀석이 군입대하는 날

일에 치여 마중조차 해주지 못했습니다.

사내라면 다 가야하는 군대라는 생각에

그렇게 호들갑 떨지 않고

신경쓰지 않고 보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군대 간 아들에게서

꾸러미에 둘러 싸인 소포가 집으로 왔습니다.
입었던 사복과 편지와 함께 말입니다.

일부러 담담하게 마음 먹으면서

편지를 펼쳐 보았습니다.

 

편지를 펼쳐 보는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편지는 '사랑하는 엄마에게' 로 시작하고 있었거든요.

아니 내가 이 녀석을 어떻게 키웠는데

우리를 남겨두고 먼저 떠난

엄마를 찾는 걸까...

서운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라

그 편지를 구겨버리려고 했는데

오죽했으면 엄마 없이 자란

그 그늘진 아픈 마음때문이었을까 하는 마음에

편지를 펼쳐 계속 읽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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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엄마에게.

당신 손은 정말 누구보다 거칠고 투박했지만

항상 부드럽고 정성을 들여 저의 옷을 빨아서

깨끗하게 해주시려 했던 엄마의 손이 좋았습니다.

정갈하고 깔끔한 음식 솜씨는 아니지만

다른 어떤 이들보다 몇 배는 더

저를 배부르게 해주신 엄마의 그 맛있는 음식이 좋았습니다.

아플 때 마다 늘 저의 곁에서 지켜봐주시며

제 손을 잡아주셨던 엄마의 그 관심이 좋았습니다.

 

남들에게는 엄마, 아빠라고

따로 부르는 두 명의 부모가 있지만

나에게는 듬직한 아빠이자 또한 나만의 엄마인

소중한 엄마가 있습니다.

엄마! 내게 당신은 아빠이지만,

당신은 나에게 따스함과 사랑으로

돌봐주신 소중한 엄마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엄마...

당신을 정말 사랑합니다.'


- 새벽편지가족 편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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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 저런 이유 때문에

나는 그런 사랑을 해주지 못한다고 말하지 마세요.

가족을 향한 사랑에는

그 한계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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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중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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